제2의 비엔지니어 인생관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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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01 On The Wing
02 Rainbow Veins
03 Super Honeymoon
04 The Saltwater Room
05 Early Birdie
06 Air Traffic
07 The Technicolor Phase  
08 Sky Diver
09 Dear Vienna
10 I'll Meet You There
11 This Is The Future
12 West Coast Friendship



이제는 유명 뮤지션이 된 누군가의 예전 음반, 히트 뮤지션이 되기 전의 기록에 주목한다는 것은 애초에 중립적인 평가라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 굳이 정신분석의 ‘사후성’ 같은 단어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우리가 듣게 되는 것은 이미 성공을 거둔 인물이 과거에 만들었던 (그것도 성공하지 못한) 작품인바, 약간 호들갑스러운 옹호(우리는 그의 천재성을 못 보고 지나쳤다!)와 매정하리만치 가혹하게 낮춰 보는 시선(이제 와서 무슨 소리냐. 안 될 만해서 안 된 거다)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즉 그 음반은 과거에 응당 받았어야 할 수준의 ‘객관적인’ 평가를 받지 못한 채, 다소 얼떨떨한 표정으로 우리들 사이에 떨어진 것이다. 마치 과거에서 온 시간 여행자처럼 말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 앞에 그렇게 떨어진 것이 바로 이 음반이다. 아울 시티의 데뷔 음반인 [Maybe I'm Dreaming] 말이다.

메이저 데뷔 음반 [Ocean Eyes]의 깜짝 성공 이후, 아울 시티의 인생은 더 이상 전과 같을 수는 없게 되었다. 그건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서 그의 홈페이지(http://www.owlcitymusic.com/)에 있는 투어 스케줄만 봐도 알 수 있다. 홈페이지에는 영국에서 벨기에로 건너가고, 벨기에에서의 공연이 끝나면 프랑스로, 프랑스에서 독일로, 독일에서 덴마크로, 덴마크에서 필리핀으로, 필리핀에서 호주로 숨 가쁘게 이어지는 일정이 공시되어 있으며, 그 중 상당수에(특히 영국에서는 전부) ‘매진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This show is SOLD OUT!! Thank you!)’라는 코멘트가 달려 있다. 본인 또한 ‘아침은 뉴욕에서, 저녁은 런던에서 먹고, 수하물은 브라질에서 내리고 있다고(Breakfast in New York, dinner in London, luggage in Brazil)’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아쉽게도 아직은 한국을 찾을 때가 된 것 같지는 않지만, 그 대신이라고 해도 좋을까, 자동차 광고에 그의 곡 ‘Hot Air Balloon’이 쓰이면서 국내에서도 아울 시티의 바람이 솔솔 불고 있는 중이다. 더불어 [Ocean Eyes]는 딜럭스 에디션까지 라이선스 발매되는 위업을 달성했고. 더불어 영국 BBC에서 전문가들의 투표를 통해 될성부른 떡잎을 가려내는 프로젝트인 ‘2010년의 사운드(Sound Of 2010)’에 선정된 열다섯 팀의 리스트에서도 그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언급하고 넘어가야만 할 일일 것이다.

다만 모든 이들의 시선이 호의적일 수는 없는 법. 유명세를 치르는 만큼이나 아울 시티에 대한 논쟁적인 시선 역시 따라붙고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예가 아울 시티의 음악이 이미 이 분야에서 커다란 족적을 남긴 인디 일렉트로닉 듀오 포스탈 서비스(The Postal Service)의 음악에서 지나칠 정도의 영향을 받았다는 관점일 것이다. 실제로 본인 역시 포스탈 서비스의 음악에서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성공 스토리가 최근의 뮤직 비즈니스에서 보기 드물 정도로 ‘순박’했다는 점은, 또한 그 성공이라는 것이 온전히 그가 가진 능력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은, 아직 이 신진 아티스트에 대한 성급한 판단을 내리기에는 다소 이르다는 점을 은연중에 반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무려나, 그는 성공을 거두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조차도 성장 중인 뮤지션인 것이다.

이 음반에도 그의 성장에 관한 단서가 들어 있을까? 물론이다. 사실 지각 발매되었기는 하지만 [Maybe I'm Dreaming]은 우리가 아는 바로 그 아울 시티의 음악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부드럽게 울렁거리는 신서사이저, 차분하고 나직한 음성, 높은 곳에서 출렁이는 듯한 멜로디, 소박한 사운드, 등등. 첫 곡 ‘On The Wing’은 아울 시티의 그런 특징을 잘 드러내는 곡이다. 어딘가에서 분명히 들었던 것 같은데 무척이나 신선하게 들리는 곡. 신서 팝 버전의 제이슨 므라즈(Jason Mraz) 같은 ‘Rainbow Veins’나 포크 성향이 두드러지는 ‘The Saltwater Room’, 칩튠 사운드(cheaptune sound: 이른바 ‘패미콤 사운드’라고도 불리는, 1980년대에 유행하던 8비트 전자오락에서 사용하던 사운드)의 활용이 두드러지는 ‘Super Honeymoon’ 등, 음반은 이른바 ‘혼자서 만들 수 있는 전자음악’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소리와 음률을 들려준다.

하여 여기에 들어 있는 것은 거창한 실험이나 대단한 야심이 아니다. 이 음반에 들어 있는 것은 자기가 만든 것을 스스로도 대견하게 여기는, 말 그대로 막 발걸음을 내딛는 창작자의 두근거림이 손에 잡힐 듯 느껴지는 음악들이다. 몇몇 곡들이 바로 앞에서 만든 곡들을 반복한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예쁘고 잘 다듬어진 멜로디지만 [Ocean Eyes]에서 들려주는 그 또렷한 팝송의 감각을 제대로 살리지 못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그 때문이다. 어찌 보면 습작이고, 어찌 보면 청춘의 낙서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감 넘치는 ‘I'll Meet You There’ 같은 곡들을 듣다 보면, 결국 아울 시티가 자신의 음악에 대한 모종의 ‘비전’ 같은 게 있었다는 것만큼은 분명히 느낄 수 있다. 이 음반을 듣는 여러분들도 아마 그것을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음반을 통해 아울 시티를 처음 접할지도 모르는 이들을 위해 간략한 ‘복습’을 하면서 마무리 짓도록 하자. 아울 시티는 애덤 영(Adam Young)이라는 청년의 머릿속에서 나온 솔로 프로젝트다. 잠이 안 와 고생하던 그가 자기 집 지하실에서 하얀 밤의 고통을 억누르기 위해 하나 둘씩 만들기 시작한 곡들이 어느덧 그의 삶의 커다란 이유 중 하나가 되었고, 그 첫 번째 결실이 자체 레이블을 통해 2007년에 나온 데뷔 EP [Of June]이었다. 뒤이어 그는 2008년 여러분이 곧 듣게 될(혹은 이미 듣고 있는) 음반 [Maybe I'm Dreaming]을 발매했다. 마이스페이스에도 올라온 이 음반의 곡들이 음반사의 관심을 끌었고, 그는 모타운 산하의 유니버설 리퍼블릭 레이블과 계약을 맺게 된다. 그리하여 발표한 대망의 메이저 데뷔 음반 [Ocean Eyes]는 큰 소란 없이 조용히 묻히나 싶었는데, 싱글 커트된 ‘Fireflies’가 슬리퍼 히트를 기록하면서 11월 7일자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에 오르는 놀라운 성공을 거두면서 모든 것이 바뀌게 되었다. 그것이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그리고 여러분이 이 음반을 듣게 된 이유다.

Owl City - Ocean Eyses(2009) 

오울시티의 첫번째 앨범이라고 하기엔 조금 애매합니다. 2007년 of june 앨범도 있긴한데 이 앨범은 정식앨범이 아닌건지 싱글앨범인지 모르겠습니다. 위에 설명에 나왔듯 이번 ocean eyes 앨범이 대박나서 다른앨범도 홍보에 나서는듯 합니다. 오울시티의 음악은 어지러워지는 현대생활에 정말 큰 즐거움을 주는 음악이라는건 분명합니다. 필자도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고 너무 편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혼자 프로젝트화 했다는게 대단하다고 해야할지 아니면 이시대에 반드시 나타나야될 존재였는지 순수 팝음악을 좋아라 하는 필자는 이 아티스트의 등장은 너무나도 반가울 뿐입니다.이시대 정말 다시 볼  수 없는 아티스가 아닌가 하는 사람중 한사람이라고 자부합니다.            

2010/05/26 13:35 2010/05/26 1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