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비엔지니어 인생관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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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선수도 지켜보는 팬들도 마음이 찡했다.
20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시내 하얏트호텔에 위치한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의미가 남달랐다.

20년에 걸쳐 5차례나 올림픽에 도전했던 이규혁(32.서울시청).

13살 어린 나이에 국가대표로 발탁된 뒤 10여 년 이상을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스타로 군림하며 월드컵 등 국제대회에서 숱한 1위를 차지했던 이규혁이지만 끝내 올림픽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규혁은 사실상 마지막인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남자 500m에서 15위로 부진했고 1,000m에서도 9위에 머물고 말았다.

한참 어린 후배 모태범(21)과 이상화(21.이상 한국체대)는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해 국민적인 영웅으로 떠올랐지만 `그들의 우상'이었던 이규혁은 그토록 원했던 올림픽 메달도 없이 눈물 속에 기자회견을 가져야 했다.

코리아하우스를 방문한 교민과 밴쿠버 시민 5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규혁은 "누구와 있어도 눈물이 난다. 안되는 것을 도전한다는 게 너무 슬펐다"라며 목이 메고 말았다.

다음은 이규혁과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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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을 끝낸 소감은?
▲이번 올림픽에 최선을 다했고 후회는 없다. 많은 분이 격려해 주셨는데 보답하지 못해 죄송스럽다. 사실 이 자리에 나오는 것도 쉽지 않았다. 조만간 마음을 추스르겠다.

--앞으로 운동 계획은?

▲올림픽 이후에 계획 잡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마음이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냥 시간을 보내고 싶다. 그 이후에 차차 생각하겠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 어떻게 지냈는가?

▲오늘 여기 올 때는 밝게 하고 싶었다. 난 실패했지만 후배들이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스피드스케이팅 전체로는 좋은 일이다.

우울하게 하면 안 될 것 같아 (기자회견을) 피하고 싶었다. 솔직히 많이 우울하다. 이렇게 얘기하기도 힘들다. 누구와 있어도 눈물이 나고... 같이 있는 분들도 울어준다. 혼자 있는 시간을 갖고 싶다.

--유독 올림픽과 인연을 맺지 못했는데.

▲이번 올림픽은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생각했다.

밤에 잠이 없고 아침에 잠이 많은데 올림픽을 위해 4년 전부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도록 연습했다. 시간 패턴을 위해 4년을 소비했고 성공적으로 적응했는데...

시합 전날 잠을 제대로 못 잤다.

500m를 하기 전에 선수로서 느낌이 있다. 내가 우승하지 못한다는 것을 어느 정도 예상했다. 안되는 것을 도전한다는 게 너무 슬펐다.

--500m 경기 당시 정빙기 고장으로 시간이 많이 지체됐는데.

▲500m는 아주 짧고 섬세한 상황이다. 내가 경험한 것 중에 경기가 제일 많이 딜레이됐다. 올림픽이기 때문에 부담이 컸다.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후배들이 좋은 성적을 낸 뒤 나한테 고마워했다고 하더라. 내가 가르쳤다기보다 배운 것도 많았다. 이제는 후배들에게 충고하는 것도 나한테는 욕심인 것 같다. 실력도 뛰어나지만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메달을 갖고 있다.

--국민에게 말한다면.

▲이번 올림픽은 어느 때보다 많은 분이 응원해 힘이 되고 위안도 됐다. 처음 대표팀에 들어와 올림픽을 꿈꾸며 운동을 시작했고 그렇게 바랐고 원했던 메달인데...

국민 여러분이 사랑해 주셔서 후배들이 좋은 성적을 냈다. 앞으로도 후배들이 열심히 할 것이니 지켜봐 달라.

30여 분 동안 중간 중간 눈물을 훔치며 기자회견을 마친 이규혁이 일어서자 지켜보던 교민들은 뜨거운 박수로 그를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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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병혁 기자 shoeless@yna.co.kr (밴쿠버=연합뉴스)

스포츠 파트너의 역할을 오랫동안 유지한 선수가 되버린셈이다. 자신보단 주위사람들의 빛을 비춰줬던 한 선수인 이규혁 선수.

매스컴에서 이리 떠들지 않았으면 이 선수가 누구인지 모를뻔 했는데 승자에게만 비춰지는 플래쉬 세례는 꿈을 이루지 못한 패자에게도 따뜻하게 터진 기사거리이다. 대한민국의 불평불만 유행어가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세상”을 생각하면 위 기사거리는 보는사람으로서는 그 선수의 눈물을 공감할수 있을것이다. 힘들었을것이데… 결과는 그 땀과 같이 결실을 맺지 못하는 이 안타까움은 이제 우리 국민 모두가 알아야 할것이다. 금메달 없다고 나라가 망하는게 아니고 금메달 없다고 인생이 달라지는건 아니다. 금메달이면 더욱더 값지겠지만 이규혁 선수를 바라보면 개그맨 서승만이 생각난다. 개그맨들이 년말 시상식에서 항상 서승만 선배덕분에라고 연발을 한거 보면 유난히 후배를 챙겨준 사람은 서승만이 아니였나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규혁 선수 역시 후배들을 저렇게 키워줬으니 올림픽 메달의 욕심은 물거품이 되었지만 앞으로 포지션 선택이 또다른 인생의 걸음길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킹콩을 들다의 영화처럼 국가대표의 영화처럼 선수들을 키워줄수 있었던 그 비운의 감독들이 존재했기에 대한민국 역사를 만들어내는 미래가 밝게 보일것이라는 필자의 판단이다.

규혁이 선수~! 대한민국 국민들은 당신의 땀과 노력을 헛되이 생각하지 않습니다. 슬퍼하거나 좌절하지 마세요. 언젠간 그 땀이 다른데서 밝게 비춰질 그날이 올것입니다. 

2010/02/20 19:08 2010/02/20 19:08